낭만이 익어가는 가을, 우리 함께 ‘커피 한잔‘
담양커피농장 대표 임영주
임창균 기자 기획특집
2022.10.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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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면에 위치한 한 비닐하우스. 입구에 들어서자 주변의 여느 하우스와는 다른 실내가 맞이해준다. 카페와 비슷한 실내 너머로는 초록색 커피 숲이 무성하게 조성되어 있다. 언뜻 아열대 식물원처럼도 보인다. 커피농장을 통해 새로운 농촌체험 모델을 제시해 주고 있는 임영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커피는 만남
중앙일간지 기자도 했고 통신사 기자도 했었다. 2014년에 기획 취재로 아프리카 케냐로 출장을 갔는데 산지에서 열매를 직접 따고 말린 핸드드립 커피를 처음 맛봤다. 여태 먹은 그 어떤 커피보다 신선하고 향기로웠다. 이후 커피 공부를 시작하고 아파트 베란다와 거실에서 커피 씨앗을 발아해 30여 그루를 키웠다. 귀향을 결심했을 때 거창한 목표보다는 내가 즐겁게 이어나갈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찾다 보니 어느새 푹 빠져 있는 커피가 떠올랐다.
‘커피는 만남’이다. 커피와의 만남을 통해서 귀향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커피라는 주제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게 좋았다. 술로 만난 사이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우리가 흔하게 주고받는 인사말이 ‘언제 차 한잔하자’, ‘커피 한잔하자’ 이지 않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이 없어도 커피는 먹고산다. 어디 가정집을 방문하더라도 믹스커피 한잔 타서 주는 인심이 있는 게 우리나라다. 만남을 통해서 우리가 상대방과 나눠가지는 게 커피 한 잔과 ‘이야기’다. 소통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요즘 시대에 커피만 한 훌륭한 매개체가 있을까 싶다.
- 커피의 역사와 양면성
예전에 유럽인들은 커피를 말할 때 악마처럼 쓰고 천사처럼 달콤하다고 표현했다. 커피가 보기에는 까맣고 맛은 악마처럼 쓰게 느껴지지만, 그 향을 느끼고 난다면 천사처럼 부드럽고 달콤하게 느껴진다. 커피의 양면성을 이야기한 거라고 본다.
외국에서 커피에 대한 표현과 문화는 우리나라에 와서는 사뭇 달라졌다. 문화를 향유한 역사부터 다르다. 지금은 누구나 쉽게 마시는 커피지만 역사적으로 누가 마셨는지를 기록에 남길 때 이름 없는 민초를 실을 수 있었을까. 조선 땅에 들어온 선교사들과 주변인들이 먼저 커피를 마셨을 수도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고종 황제가 커피를 처음 마신 걸로 되어있다. 그렇게 우리나라에서는 커피가 처음 퍼질 무렵, 일본은 우리보다 50여 년 빨리 마시고 있었고, 유럽은 이미 아프리카에 가서 커피 농장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신기한 게 커피문화가 늦게 들어온 우리나라가 지금은 커피공화국이 됐다.
-체험 농장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카페와 가장 다른 점은 직접 재배한 다양한 종류의 원두를 비교하고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체험농장만의 장점이다. 나름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체험장이 되었다. 교육지원청에서는 진로체험처, 농촌진흥청으로부터는 교육장,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는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사업자로 인정받았다.
주변에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던 커피 농사를 부지런히 공부하고 직접 부딪히며 배워나갔다. 귀농은 교육과 배움의 연속이었다. 교육은 투자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체험을 위해 오는 손님들 말고도, 수많은 분들이 이곳에 와서 커피에 대해 배우고 체험 농장 방식을 직접 보고 가기도 한다. 갈 길이 먼 초보 농사꾼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찾아와 주시니 뿌듯하기도 하다.
- 농가의 현실과 6차 산업
우리나라에서 커피 농사를 짓는 대표적인 곳이 또 고흥이다. 전남도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면서 성장을 해 나간 건데, 이게 실제 농민 분들의 수익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다.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데 커피 농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전남도에전남 커피가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한 지역 특화작목에 선정되고 전남도농업기술원 연구를 계속해 나간다고 하니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농민들이 소득사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 절망감 속에서도 뭐라도 해보려고 한다. 소득으로 이어진다면 블루베리도 해보고 샤인머스캣도 해본다. 실패한다고 해서 그 노력을 비웃을 수는 없다. 이제는 농사만 가지고는 어렵다. 예전에는 농작물로 자급자족도 할 수 있었다. 예전엔 우골탑이라 해서 소 한 마리 키워서 그거 판돈으로 자식들 대학 보내고 교육했다. 그때는 농사로 자식들 보내고 먹고살았지만 지금은 농작물 지어진 것 하나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여러 가지 파생되어 나온 게 체험 농장 운영 같은 것이다.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업이 1차 산업이라면 가공산업치 2차, 서비스업이 3차 산업이 된다. 6차 산업은 이 세 가지 산업의 틀을 아울러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앞으로 커피농장을 발판으로 카페, 체험관, 전시관, 박물관 등 커피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커피문화마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임영주 대표는 2020년 커피 농업과 교육을 통한 농촌 융복합과, 6차 산업을 선도한 공로가 인정되어 ‘농업 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담양커피농장은 농장투어와 인문학 해설을 더한 기본 체험 프로그램부터 바리스타 체험, 핸드드립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아라비카 등 10개 품종을 재배하고 맛을 볼 수 있으며, 금성면의 금성산성의 이름을 딴 ‘골드 캐슬(Gold Castle)’커피는 독특한 향미를 자랑한다.]
- 커피는 만남
중앙일간지 기자도 했고 통신사 기자도 했었다. 2014년에 기획 취재로 아프리카 케냐로 출장을 갔는데 산지에서 열매를 직접 따고 말린 핸드드립 커피를 처음 맛봤다. 여태 먹은 그 어떤 커피보다 신선하고 향기로웠다. 이후 커피 공부를 시작하고 아파트 베란다와 거실에서 커피 씨앗을 발아해 30여 그루를 키웠다. 귀향을 결심했을 때 거창한 목표보다는 내가 즐겁게 이어나갈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찾다 보니 어느새 푹 빠져 있는 커피가 떠올랐다.
‘커피는 만남’이다. 커피와의 만남을 통해서 귀향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커피라는 주제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게 좋았다. 술로 만난 사이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우리가 흔하게 주고받는 인사말이 ‘언제 차 한잔하자’, ‘커피 한잔하자’ 이지 않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이 없어도 커피는 먹고산다. 어디 가정집을 방문하더라도 믹스커피 한잔 타서 주는 인심이 있는 게 우리나라다. 만남을 통해서 우리가 상대방과 나눠가지는 게 커피 한 잔과 ‘이야기’다. 소통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요즘 시대에 커피만 한 훌륭한 매개체가 있을까 싶다.
- 커피의 역사와 양면성
예전에 유럽인들은 커피를 말할 때 악마처럼 쓰고 천사처럼 달콤하다고 표현했다. 커피가 보기에는 까맣고 맛은 악마처럼 쓰게 느껴지지만, 그 향을 느끼고 난다면 천사처럼 부드럽고 달콤하게 느껴진다. 커피의 양면성을 이야기한 거라고 본다.
외국에서 커피에 대한 표현과 문화는 우리나라에 와서는 사뭇 달라졌다. 문화를 향유한 역사부터 다르다. 지금은 누구나 쉽게 마시는 커피지만 역사적으로 누가 마셨는지를 기록에 남길 때 이름 없는 민초를 실을 수 있었을까. 조선 땅에 들어온 선교사들과 주변인들이 먼저 커피를 마셨을 수도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고종 황제가 커피를 처음 마신 걸로 되어있다. 그렇게 우리나라에서는 커피가 처음 퍼질 무렵, 일본은 우리보다 50여 년 빨리 마시고 있었고, 유럽은 이미 아프리카에 가서 커피 농장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신기한 게 커피문화가 늦게 들어온 우리나라가 지금은 커피공화국이 됐다.
-체험 농장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카페와 가장 다른 점은 직접 재배한 다양한 종류의 원두를 비교하고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체험농장만의 장점이다. 나름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체험장이 되었다. 교육지원청에서는 진로체험처, 농촌진흥청으로부터는 교육장,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는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사업자로 인정받았다.
주변에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던 커피 농사를 부지런히 공부하고 직접 부딪히며 배워나갔다. 귀농은 교육과 배움의 연속이었다. 교육은 투자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체험을 위해 오는 손님들 말고도, 수많은 분들이 이곳에 와서 커피에 대해 배우고 체험 농장 방식을 직접 보고 가기도 한다. 갈 길이 먼 초보 농사꾼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찾아와 주시니 뿌듯하기도 하다.
- 농가의 현실과 6차 산업
우리나라에서 커피 농사를 짓는 대표적인 곳이 또 고흥이다. 전남도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면서 성장을 해 나간 건데, 이게 실제 농민 분들의 수익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다.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데 커피 농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전남도에전남 커피가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한 지역 특화작목에 선정되고 전남도농업기술원 연구를 계속해 나간다고 하니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농민들이 소득사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 절망감 속에서도 뭐라도 해보려고 한다. 소득으로 이어진다면 블루베리도 해보고 샤인머스캣도 해본다. 실패한다고 해서 그 노력을 비웃을 수는 없다. 이제는 농사만 가지고는 어렵다. 예전에는 농작물로 자급자족도 할 수 있었다. 예전엔 우골탑이라 해서 소 한 마리 키워서 그거 판돈으로 자식들 대학 보내고 교육했다. 그때는 농사로 자식들 보내고 먹고살았지만 지금은 농작물 지어진 것 하나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여러 가지 파생되어 나온 게 체험 농장 운영 같은 것이다.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업이 1차 산업이라면 가공산업치 2차, 서비스업이 3차 산업이 된다. 6차 산업은 이 세 가지 산업의 틀을 아울러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앞으로 커피농장을 발판으로 카페, 체험관, 전시관, 박물관 등 커피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커피문화마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임영주 대표는 2020년 커피 농업과 교육을 통한 농촌 융복합과, 6차 산업을 선도한 공로가 인정되어 ‘농업 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담양커피농장은 농장투어와 인문학 해설을 더한 기본 체험 프로그램부터 바리스타 체험, 핸드드립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아라비카 등 10개 품종을 재배하고 맛을 볼 수 있으며, 금성면의 금성산성의 이름을 딴 ‘골드 캐슬(Gold Castle)’커피는 독특한 향미를 자랑한다.]
- 임창균 기자 jyn9345@naver.com
- 저작권자(c) 담양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10.14 15:50